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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아픈 건 장요근이 뭉쳐서 그렇다”는 말,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인터넷에도, 유튜브에도 넘쳐나는 설명이죠. 그런데 실제 연구를 찾아보면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장요근이 허리 통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근거는 생각보다 약하고, 오히려 근거가 탄탄한 쪽은 따로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흔히 알려진 통념과 연구가 말하는 실제 사이의 간극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장요근이 허리통증의 원인이라는 말, 어디까지 사실일까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장요근이 허리 통증을 직접 일으킨다는 것이 명확히 증명된 것은 아닙니다. 관련이 있다는 정황은 일부 있지만, “장요근 때문에 허리가 아프다”고 단정할 근거는 부족합니다.
장요근은 허리뼈(요추)에서 시작해 골반을 지나 허벅지뼈까지 이어지는 깊숙한 근육입니다. 다리를 들어 올리거나 고관절을 굽힐 때 쓰이고, 서 있을 때 상체를 곧게 세우는 데도 관여합니다. 척추와 골반을 잇는 위치에 있다 보니 “여기가 뭉치면 허리에 문제가 생긴다”는 설명이 자연스럽게 따라붙었습니다.
“장요근이 굳으면 허리가 아프다” — 흔한 설명과 그 한계
가장 널리 퍼진 설명은 이렇습니다. 오래 앉아 있으면 장요근이 짧아지고, 짧아진 장요근이 골반을 앞으로 당겨(골반 전방경사) 허리 곡선이 과도해지면서 통증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기계적으로는 그럴듯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 설명이 연구로 잘 뒷받침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만성 요통 환자를 조사한 한 연구에서는 장요근 크기와 허리 곡선(요추 전만) 사이에 뚜렷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다시 말해 “장요근 → 골반 전방경사 → 허리통증”이라는 연결고리는 아직 가설에 가깝습니다.
장요근과 관련해 흔히 언급되는 통증 양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지속적인 허리 통증과 함께 허리를 펴기가 어려운 느낌
- 허벅지 앞쪽으로 뻗치는 방사통
- 허리를 숙이거나 펼 때,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에서 나타나는 통증
깊고 둔한 통증이 허리 아래나 고관절 앞쪽에 느껴지고, 실제 원인 부위와 다른 곳에서 아픔이 느껴지는 연관통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런 증상이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등 다른 질환에서도 똑같이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자극적인 컨텐츠만 보고 자가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증상만으로 “장요근 문제”라고 스스로 결론짓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비슷한 증상을 내는 질환이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다리로 저리거나 힘이 빠지는 느낌이 함께 온다면 신경이 눌리는 질환일 수 있어 감별이 필요합니다. 경미한 통증이라도 2주 이상 이어진다면 방치하지 말고 의료기관에서 원인을 확인해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뭉쳐서 아프다’ vs ‘약해져서 아프다’ — 상반된 두 통념
흥미로운 점은, 장요근을 두고 정반대 이야기가 함께 돌아다닌다는 것입니다.
하나는 “장요근이 뭉치고 짧아져서 아프다”는 단축 이론, 다른 하나는 “장요근이 약해지고 얇아져서 아프다”는 위축 이론입니다. 방향이 서로 반대인데도 둘 다 허리 통증의 원인으로 자주 언급됩니다. 상반된 설명이 나란히 통용된다는 것 자체가, 장요근과 통증의 관계가 아직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방증합니다.
연구가 실제로 말하는 것

척추 주변 근육의 형태와 조성을 요통 환자와 정상인에게서 비교한 대규모 메타분석들에서, 다열근은 요통군에서 크기가 줄고 지방으로 대체되는 변화가 반복적으로 확인된 반면, 장요근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Seyedhoseinpoor 등, Spine J 2021 DOI; Li 등, Acad Radiol 2025 DOI).
물론 만성 요통 환자에서 장요근이 더 얇았다는 개별 연구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연구는 한 시점만 촬영한 단면 조사라서, 장요근이 얇아서 아픈 것인지 아니면 아파서 덜 움직이다 보니 얇아진 것인지 방향을 가릴 수 없습니다. 게다가 장요근 두께는 전신 근육량을 반영하는 지표로도 쓰여서, “장요근이 얇다”가 사실은 “전신 근육이 줄었다”의 그림자일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장요근이 허리 통증을 직접 일으킨다는 확실한 근거는 없다
- 요통과 재현성 있게 연결되는 근육은 장요근이 아니라 다열근이다
- 장요근은 허리 통증의 ‘범인’이라기보다, 자세·활동량·전신 근육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에 가깝다
그렇다면 장요근 스트레칭은 소용없을까?
아닙니다. 장요근이 직접 원인이 아니더라도, 유연성을 회복하고 자세를 개선하는 것은 허리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허리가 과도하게 앞으로 휜 사람에게 장요근을 충분히 늘려주는 스트레칭이 요통 완화에 도움이 됐다는 소규모 연구도 있습니다. 다만 규모가 작고 특정 자세 문제를 가진 사람에 국한된다는 한계가 있어, “장요근만 풀면 낫는다”는 식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스트레칭은 여러 관리 방법 중 하나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장요근을 늘려주는 스트레칭

기본은 런지 자세를 이용한 스트레칭입니다.
한쪽 무릎을 바닥에 대고 반대쪽 다리를 앞으로 내딛은 뒤, 골반을 앞으로 부드럽게 밀어 넣으면 뒤쪽 다리 고관절 앞부분이 당겨집니다. 이때 허리를 뒤로 젖히지 말고 배에 살짝 힘을 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번에 20~30초, 양쪽을 번갈아 반복합니다. 통증이 심해지거나 다리 저림이 생기면 즉시 멈추세요.
근거가 더 탄탄한 쪽 — 코어·둔근 강화

늘리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약해진 근육을 채우는 일입니다.
앞서 봤듯 허리 통증과 가장 관련이 깊은 근육은 심부 코어(다열근)입니다. 따라서 장요근을 늘리는 것보다, 오히려 코어와 둔근을 강화해 골반과 허리를 안정적으로 받쳐주는 쪽이 근거상 더 기대할 만합니다. 브릿지, 데드버그, 플랭크 같은 운동이 대표적입니다.
통증을 부르는 생활습관 바로잡기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지 말고, 50분에 한 번은 일어나 가볍게 걷거나 허리를 펴 주세요. 앉을 때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넣고 허리를 세우는 습관도 도움이 됩니다.
스트레칭으로 안 나을 때 — 병원 진료가 필요한 경우
스스로 관리해도 나아지지 않거나 통증이 반복된다면 전문적인 평가가 필요합니다.
앞서 강조했듯 장요근 관련 증상은 허리디스크·척추관협착증 등과 구분이 어렵고, 자가 판단으로 장요근 문제라고 단정하기 쉽지 않습니다. 병력 청취와 신체 검사, 필요 시 영상 검사로 다른 원인을 감별한 뒤 그에 맞는 치료와 재활을 받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제 허리 통증, 장요근 때문이 맞나요? 장요근이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연구상 장요근이 허리 통증의 직접 원인이라는 근거는 약하고, 여러 요인 중 하나일 수는 있습니다. 정확한 원인은 진료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Q. 그럼 장요근 스트레칭은 할 필요 없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유연성과 자세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어 해볼 가치는 있습니다. 다만 스트레칭 하나로 해결된다고 기대하기보다, 코어·둔근 강화와 생활습관 교정을 함께 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장요근이 뭉치면 수술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대부분 보존적 방법으로 관리하며, 수술은 일반적인 장요근 관련 통증의 치료법이 아닙니다.
참고 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