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료실에서 다 하지 못한 얘기, 여기에서 해드립니다 !
힘줄이 아플 때 병원에 가면 ‘염증’이다, ‘건염’이다 라는 얘기 많이 들으셨을거에요. 저도 병원에서 설명의 편의 상 그렇게 설명 드릴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힘줄 통증은 염증이 아니라는 증거들이 최근에 누적되고 있어요. 이에 따라 치료와 관리의 전략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왜 더 이상 ‘건염(tendinitis)’이라 부르지 않는가
‘건염(tendinitis, 염증)’이라고 부르는 상태는 염증과 매우 닮아있습니다. 조직이 예민해지고, 붓기도 하고, 화끈거리는 통증까지 느껴지죠. 하지만 자세한 상태를 보기 위한 조직검사 (biopsy)를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염증을 매개하는 프로스타글란딘 수치는 정상 범위이고, 조직 내에 염증성 요소(염증세포)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 대신, 조직의 글리코사미노글리칸이 증가하고 조직 구조가 불규칙해지며, 신생 신경-혈관구조의 증가와 함께 콜라겐 배열이 깨지고 섬유화·변성이 진행한 상태가 관찰됩니다. 증가한 혈관, 신경으로 인해 통증 신호도 함께 증폭됩니다.
그래서 과거엔 힘줄 통증을 모두 “건염(tendinitis, 염증)”으로 불렀지만, 현재는 염증 여부를 단정하지 않고 미세손상으로 인한 힘줄의 반응을 지칭하는 “건병증(tendinopathy)”의 사용을 권장합니다.
- 건염(tendinitis): 힘줄의 염증을 뜻하는 포괄적 용어
- 건증(tendinosis): 반복 외상으로 인한 미세파열을 동반한 비염증성 상태
- 건활막염(tenosynovitis)·건부종·주건염(paratendinitis): 힘줄 주변 구조의 염증

그래서 소염제(NSAIDs)가 정답이 아니다
건병증이 프로스타글란딘 매개 염증이 아니기 때문에, 건병증 치료에 NSAIDs(비스테로이드 소염제)를 쓰는 것은 근거가 충분하지 않습니다(교과서 그대로의 서술). 소염제는 일시적 통증 완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콜라겐 변성이라는 근본 문제를 되돌리지는 못합니다.
원인은 하나가 아니다 — 다인자 질환
건병증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세 가지 주요 이론이 있습니다.
- 기계적 이론: 정상 범위의 반복 스트레스가 피로를 누적시켜 힘줄 실패로 이어짐
- 혈관 이론: 힘줄은 혈행이 부족한 부위(아킬레스·슬개·후경골·이두·극상근)에서 손상이 잘 생김
- 신경 이론: 통증 신경전달물질인 substance P와 비만세포(mast cell) 활성이 관여
실제로는 이 이론들의 조합일 가능성이 높으며, 과부하·장비·자세·역학 오류 같은 외재적 요인과 나이·성별·역학·전신질환 같은 내재적 요인이 함께 작용합니다. 힘줄 손상은 부하에 따른 적응 ↔ 파손의 연속선(continuum) 위에 있습니다.
핵심 치료 역시 복합적이다 — 원인 교정 + 재생치료 + 운동치료

건병증은 단순한 염증이 아니라 힘줄 조직의 손상과 변성이 동반된 상태이므로, 통증만 줄이는 치료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초기에는 스테로이드 주사 등을 통해 통증과 과민성을 낮추고 통증의 악순환을 끊습니다. 이후에는 PRP, PDRN, 콜라겐 등의 재생 주사치료와 체외충격파 같은 재생 물리치료를 통해 힘줄의 회복을 돕게 됩니다.
그 다음 신체부위를 뛰어 모든 건병증 프로그램의 공통 핵심은 편심성(eccentric) 운동과 유연성 운동입니다. 편심성 운동을 포함한 운동 치료를 병행해야 힘줄이 다시 정상적인 부하를 견딜 수 있게 강화되고 재발 위험도 낮출 수 있습니다. 편심성 운동은 (1) 힘줄 비대를 통한 강도 증가, (2) 신장 요소를 통한 힘줄 길이·부하 조절, (3) 신생혈관 감소 등이 제시됩니다. 결과적으로 편심성 운동은 통증 감소·근력 향상·조직의 생화학·생역학적 균형 회복을 가져옵니다.

건병증은 힘줄에 가해지는 국소적인 과부하뿐 아니라 나이, 혈류 감소, 비만, 당뇨병, 흡연, 운동 부족 등 전신 건강 상태의 영향도 받습니다. 따라서 아픈 힘줄에 대한 치료 뿐만이 아니라 걷기, 자전거 타기 등의 유산소 운동을 통해 혈관 건강과 대사 건강을 개선하는 것도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충분한 수면과 체중 관리, 금연 역시 건병증 치료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마지막으로, 건병증 치료의 가장 중요한 단계는 원인 요인(과부하·자세·장비·역학)을 찾아 교정하는 것입니다. 다양한 원인 – 과부하/과사용, 혈액순환의 약화, 지속된 통증으로 인한 통증 만성화 등 – 을 신경쓰고 교정하지 않으면 결국 재발하게 됩니다. 따라서 오래된 건병증일수록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그리고 여러 인자에 대한 지속적인 치료를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힘줄 통증을 오래 “건염”으로 알고 스테로이드 주사·소염제·휴식만 반복했다면, 건병증의 관점에서 원인 교정과 편심성 운동 중심의 재활이 맞는지 진료 시 상담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건염과 건병증은 같은 말인가요? 엄밀히 다릅니다. 건염은 “염증”을 전제한 용어이고, 건병증은 염증 여부를 단정하지 않고 통증·변성·기능저하를 포괄하는 현재 권장 용어입니다.
소염제를 먹으면 안 되나요? 급성 통증 완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건병증 자체는 염증이 아니므로 소염제가 근본 치료가 되지는 않습니다. 근본치료는 재생치료, 원인 교정, 운동 재활이 핵심입니다.
왜 오래 가나요? 건병증은 원인이 교정되지 않으면 재발·만성화하며, 콜라겐 변성의 회복은 시간이 걸립니다. 장기간 일관된 치료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